게임 리뷰 : 사이버펑크 2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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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펑크 2077》. 위처 시리즈를 만들어 RPG 장르에서 전세계적으로 초대박을 냈던 폴란드 게임 개발사 CD PROJEKT RED가 준비한, 제때 출시하기만 하면 2020년 올해의 게임(GOTY)은 따놓은 당상이라고 얘기할 만큼 전 세계 게이머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게임이다.

출시 전부터 키아누 리브스 같은 셀럽 배우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우기도 했고(실제 게임 안에서 주인공 혹은 주요 인물로 등장), 폴란드 정부로부터 엄청난 투자를 받는 등 출시 전부터 상당한 이목을 끌었다.

준비 단계부터 출시에 이르기까지의 어떤 이슈들이 있었는지는 아래 유튜브 영상이 정리를 잘 해놓았으니 참고하자.

2020년 12월 출시를 하자마자 플스4 같은 구세대 콘솔에서 버그가 많이 발생해 수많은 질타를 받았지만, 난 스팀에서 PC버전으로 구매를 해서 별 어려움 없이 (물론 사소한 버그들은 있었으나) 일주일만에 엔딩까지 플레이를 완료했다.

다 플레이 했으니 간단한 후기와 별점을 메인 스토리 스포일러를 포함하지 않는 선에서 남겨보기로 한다.

  • 게임 배경
  • 플레이 방식 및 공략
  • 엔딩 및 후기

게임 배경

《사이버펑크 2077》은 마이크 폰드스미스가 만든 원작 《사이버펑크 2020》에 기반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를 떠올리면 좋다.

때는 2077년, “High Tech, Low Life”라는 디스토피아적인 배경, 거대 기업들이 삶의 많은 부분을 통제하는 와중에, 갱단이 되거나 밀매업을 하는 등 부랑아로 자유롭게 살든가, 아니면 노마드가 되어 도시를 벗어나 클랜에서 소속감을 느끼며 히피처럼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실제로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주인공 V의 인생경로를 선택할 수 있는 세 가지 옵션이 주어진다.

노마드(NOMAD), 부랑아(STREET KID), 기업(CORPO)

그런데 여기서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이 셋 중 뭘 선택하느냐에 따라 게임 전개가 달라지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초반 프롤로그만 좀 다르고, 메인 스토리는 똑같이 진행된다. (난 노마드로 시작하긴 했다. 가장 왼쪽에 있는 게 왠지 디폴트 느낌이 나기도 했고, 뭔가 히피스러운 게 맘에 들어서?) 게임 진행되면 가끔 대화를 할 때의 선택지, 답변 옵션이 일부 다르긴 한데 대세에 지장없다.

어쨌든 게임을 시작하면 사이버펑크 세계관 속 온갖 범죄가 난무하는 다사다난한 도시에서 “나이트 시티”에서 주인공 V가 되어 이런저런 의뢰를 받아 처리하는 용역 역할을 하면 된다.

플레이 방식 및 공략

오픈월드 액션 RPG라는, 그냥 우리가 흔히 하는 그런 장르의 게임이다.

메인 퀘스트 처리하면서 스토리가 진행되고, 새로운 지역이나 NPC를 마주하면서 나타나는 새로운 사이트 미션들을 처리하는, 그 와중에 미션을 완료하거나 적을 처치하면서 경험치를 쌓고 레벨업을 하는, 스킬 트리가 있어서 스탯을 어디에 투자할지 고민하는, 다양한 무기가 등장하며 상인에게 사고 팔거나 업그레이드를 통해 강화하는 그런…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굉장히 새롭고 경이로운 오픈월드가 펼쳐질 거라 기대하면 오산이다. 물론 시대상과 주변 환경, 사물들을 디테일하게 구현해 놓은 게 좀 멋지긴 했지만, 전체적인 틀에서 기존 오픈월드 RPG 게임과 큰 차이는 없다.

그리고 캐릭터를 육성할 때 총 5개의 특성(신체, 반사 신경, 테크 능력, 지능, 냉정)과 함께 그 하위에 속한 세부 스탯(특전)을 찍을 수 있다. 본인이 어떤 컨셉으로 전투나 작전을 벌일지에 따라 테크트리가 달라질 순 있는데, 내 경우에는 아주 대단히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진 못했다. 난이도 보통으로 플레이해서 전투에 큰 어려움이 없기도 했고, 하나에 몰빵하는 등 극단적인 캐릭터를 키우진 않았기 때문이다. (일단 잘 모르겠으면 신체와 테크 능력에 투자하는 게 그나마 제일 무난한 것 같다. 어느정도 올라가면 이전에 못 열던 문을 열어서 숨겨진 방이나 루트를 발견하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게임은 메인 또는 사이드 미션을 추적해 해당 지역으로 이동하고, 거기서 대화를 하거나 전투를 벌이는 방식이다. 전투를 할 때는 핸드건, 라이플/서브머신건, 저격 총, 칼이나 둔기 등 다양한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미리 CCTV 같은 걸 해킹해서 내부 구조를 파악할 수도 있고, 기계 오작동을 내는 방식으로 적들을 방향으로 유인하거나 몰래 다가가 암살하는 잠입식 전투도 가능하긴 하다. 이 또한 그렇게 새로울 건 없는데, 기존 게임들의 장점들을 적당히 버무린 느낌이랄까.

어쨌든 난이도 보통으로 플레이한 내 입장에서 특별한 공략이랄 건 딱히 할 말이 없고, 진행하다 보면 어느새 스토리의 분기점에 마주하게 된다. (게임 내에서 이곳이 중요한 분기라고 알림을 주는 점은 좋았다.)

엔딩 및 후기

분기점에서 엔딩을 세세하게 따지면 7개로 나누기도 하던데, 쉽게 보자면 크게 4개로 구분하는 게 편하다.

  1. 기업을 믿어본다.
  2. 선택을 포기한다.
  3. 조니 실버핸드가 작전을 수행한다.
  4. 본인(V)이 직접 작전을 수행한다.

3, 4번 선택으로 플레이 하다 보면 나중에 한 번 더 분기가 오긴 하는데(몸을 조니에게 맡길지 V에게 맡길지), 여기서 무슨 선택을 하든 어차피 이후에 플레이를 진행할 건 없고, 컷씬을 보는 수준이라 실제 플레이는 위 네 개로 구분하는 게 편하다.

참고로 그 전에 사이드 미션을 어디까지 진행했느냐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질 수 있으니, 만약 꼭 원하는 엔딩을 보고 싶다면 미리 조사를 해서 사이드 미션 조건을 충족하고 분기로 가는 게 좋다.

난 실제 플레이는 3번으로 했고, 나머지는 유튜브에서 다른 엔딩을 찾아보는 수준으로 만족했다. (내가 보기엔 딱히 다른 선택지를 직접 골라서 다시 플레이 해볼 이유가 별로 없었다.)

엔딩을 보고 나니 다른 게임들과 비교해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이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인상과 후기를 남겨보자면…

사이버펑크 세계관이 흥미로웠다.

내가 이런 세계관을 좋아해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미래의 도시를 상상해서 세세하게 그려놓은 점도 좋았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생활 양식이나 가치관을 구경하는 재미는 확실히 있었다. 게임을 클리어하겠다는 목표지향적인 시선으로 보면 결국 우리가 늘 해왔던 그런 오픈월드 RPG 게임이긴 하지만, 한 걸음만 물러서서 느긋한 마음으로 주변을 둘러보면 재밌는 장치들이 꽤 있는 편이어서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구경하며 돌아다녔다.

그러나 전투는 생각보다 단조로웠다.

아무리 내가 난이도를 ‘보통’으로 설정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솔직히 전투는 좀 별로였다. 적들이 촘촘하게 나를 쫓지도 않았고 공격을 할 때도 뭔가 어설펐다. 나 나름대로 재미를 찾기 위해 장치 해킹 같은 걸 통해 다채롭게 은신 전투를 벌이고자 노력해봤으나 어느순간부터는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있는지 회의가 들었고 나중엔 귀찮아서 해킹도 안 하게 되더라. 게다가 총질이나 칼질의 타격감도 영 별로였다. (개인 취향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나는 메탈기어솔리드의 잠입 액션이나 라오어 같은 스타일의 쫄깃한 은신 전투를 좋아한다.)

스토리는 괜찮았다.

처음엔 좀 복잡한 것처럼 느껴지긴 했는데, 하다보니 게임이 전달하고자 했던 이런저런 메시지를 받을 수 있었다. 플레이를 하다보면 소수의 특권층의 배를 채우는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개인의 욕망을 앞세워 도시의 ‘전설’이 되라고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서로 의지할 수 있는 공동체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돈과 명예 앞에서 약속과 의리, 소신을 지키고 자기 정체성을 놓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등 다양한 주제 의식이 엮여 있다. 뭐 굉장히 강렬하고 충격적인 반전이 있다거나 이런 건 아니지만, 그래도 세계관과 스토리 내에서 전체적인 메시지가 꽤 선명한 편이었고, 이 정도 선을 지킨 건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빈번히 발생하는 버그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내가 권장사양을 충분히 웃도는 PC 사양으로 이런저런 최적화를 해서 플레이를 했음에도 고질적인 버그들이 있었다. 다행히 게임을 저장하는 방식 같은 게 불편하지 않아서 다시 로딩을 하며 플레이를 이어가긴 했지만, 내가 버그에 꽤나 관대한 게이머임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불편한 점들이 있었다. 버그가 나타나면 게이머가 몰입하는 데에 상당히 방해를 받기 때문에 이건 반드시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 개발사에서 빠듯한 출시 일정을 맞추기 위해 (이것도 연기한 일정이긴 하지만) 적정 선에서 내놓은 것 같은 느낌이다.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어떻게, 얼마나 개선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굳이 급하지 않다면 좀 기다렸다가 버그 이슈가 어느정도 잡힌 뒤에 플레이를 하라고 추천하고 싶다.


《사이버펑크 2077》은 출시 전부터 굉장히 기대를 모은 게임이고, 실제로도 꽤나 흥미롭게 플레이했지만, 그렇게 엄청난 비용을 들여 마케팅을 할 만큼 대단히 새롭고 굉장한 오픈월드 게임인지는 잘 모르겠다. 기대했던 것만큼 자유도가 높은 것도 아니었으며, 캐릭터 선택이나 육성에 따라 스토리 전개가 드라마틱하게 바뀌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흥미로운 세계관을 가진 오픈월드 RGP.

사이버펑크 세계관 내에서 적당히 흥미로운 주제들을 버무린 스토리 라인 덕분에 개인적으로 별점을 준다면 4개.

사이버펑크 2077
(Cyberpunk 20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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