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세대 설문조사 결과 (Deloitte Global Millennial Survey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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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90년대생이 온다>라는 제목이 꽤 주목을 받았다. 지금 생각해봐도 제목은 참 잘 지었다. 어쨌거나 이 책이 주목 받았다는 건 젊은 세대의 가치나 삶의 방식이 분명 기성 세대와는 매우 다르다는 방증이다. 변화는 필연적인 것이지만 그 속도가 어마어마하다고 비로소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에도 딜로이트(Deloitte)에서 <The Deloitte Global Millennial Survey 2019>라는 이름으로 세계 각국의 밀레니얼세대(일명 Y세대)와 Z세대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인터뷰 및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거기서 얻은 결과와 인사이트를 발표했다.

딜로이트는 글로벌 회계법인으로 유명하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영역에서 컨설팅, 자문 등을 제공한다. 그래서 가끔 이런 리서치를 진행하거나 각 분야의 트렌드를 발표하기도 한다. ‘글로벌 밀레니얼 서베이’라는 이름으로도 매년 결과를 발표해왔고 2012년부터 진행해서 올해가 8번째다.

어쨌든 이번 <The Deloitte Global Millennial Survey 2019>의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그 내용을 소개하고 있으며, report와 infographic도 제공하고 있으니 관심이 있으면 받아서 살펴볼 수 있다.

https://www2.deloitte.com/global/en/pages/about-deloitte/articles/millennialsurvey.html

나도 직접 쓱 살펴 보았는데 기사 본문이나 보고서, 인포그래픽에서 요약하는 내용들이 조금씩 다르기도 하고, report에 경우에는 본문의 양이 상당히 많아서 이 기회에 조사 방법론을 포함해 내용을 간략히 요약해보기로 한다.


조사 방법

난 설문조사를 비롯해서 각종 통계수치가 제시되면 조사 방법론을 먼저 살펴보는 편이다. 그래야 제시된 내용의 배경이나 맥락을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서베이는 상당히 대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단순 설문조사뿐만 아니라 인터뷰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꽤나 공을 들인 걸 알 수 있다.

응답 대상자

응답 대상자는 총 16,425명이고, 딜로이트에서 진행한 글로벌 밀레니얼 서베이 중 역대 최대 규모다. 그리고 본 서베이에서 세대를 나누는 기준은 출생연도다. 1983-1994년생은 밀레니얼세대, 1995-2002년생은 Z세대에 포함된다.

상당히 다양한 나라에서 조사를 진행했고, 나라별로 분포도 꽤나 고르게 나타나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귀찮아서 대륙이나 문화권을 구분해서 살펴보거나 그러진 않았다.) 우리나라도 밀레니얼세대로 302명 참여했다.

이번 대상자를 선정할 때는 기존과 차이가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기존에는 전문대학이나 대학교 학위를 가진, 민간 영역에서 풀타임으로 고용된 자들을 대상으로 했는데(대체 왜 이런 기준으로 해왔는지 모르겠으나), 올해 진행된 서베이는 보다 다양한 집단을 포함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그래서 대상자 중 31%는 풀 타임 취업 상태가 아니었으며, 34%는 학위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만약 전년도 대비 결과를 비교해서 보아야 할 때는 기존 서베이 대상자들과 유사한 프로필을 가진 사람들만 포함시켰다고 한다. 디테일 굿.)

아, 그리고 전체적으로 보면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의 결과가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보고서에서는 밀레니얼세대를 중심으로 결과를 제시하며, 만약 두 세대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을 경우에만 Z세대를 명시했다고 한다.


결과 요약

딜로이트의 보고서 본문 내용이 방대하고 인사이트들이 조금은 흩어져 있는 것 같아서 내가 읽기 편한 방식으로 일부분을 통합하거나 재구성하고 관련 결과를 덧붙였다. 크게 3가지로 요약했다.


1. 경제, 사회, 정치에 대한 기대는 접었다. 이제는 오히려 환멸을 느끼는 수준이다.

밀레니얼세대나 Z세대는 매스 미디어를 비롯한 전통적인 사회 기관이나 단체에 대한 믿음이 없고, 사회가 발전할 거라는 시각에 대해 매우 비관적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사회가 더 나아질 거라는 기대는 접고 있다.
기업가, 언론, 정치인, 심지어 종교인들도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

2. 기업의 사회적 가치에 대해 세심하게 판단한다. 그리고 이 판단은 자신의 소비 패턴이나 직장을 선택하는 기준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된다.

기존에는 기업이 사회적인 가치를 생산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믿어왔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의심을 품기 시작하고 있다.

기업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글쎄…
기업이 이 사회에 기여해야 할 영역이 얼마나 많은데. 돈 벌 궁리만 하지 말고 좀.

기업이 사회에 대한 영향력을 고려하기보다는 본인들이 잘 먹고 잘 사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해를 거듭할수록 이런 불신이 더 커지고 있다.

그리고 소비를 할 때도 기업에 대한 가치 판단이 이어진다. ‘기업 얼마나 환경이나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가’에 따라 그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한다는 뜻이다.

만약 기업이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면 바로 불매 운동이 일어난다. 때로는 정치적인 방향성에 따라 그 기업에 대한 선호를 가지기도 한다. 요즘엔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이거나 친환경 소재를 활용하는 기업들을 선호하는 흐름도 강하게 볼 수 있는데 다 같은 맥락인 것 같다. 자신이 그 기업을 지지하느냐 혹은 반대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소비를 결정해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다.

이런 기업에 대한 가치 판단은 직장을 선택하는 기준과도 닿아 있다.

우선 응답자의 49%는 다른 대안이 있다면 2년 이내에 현재 일자리를 그만둘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2017년에 38%에 비하면 매우 오른 수치다. 하긴 돈을 많이 주는 것도 아니고, 발전 가능성도 안 보여주면서, 그렇다고 사회에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닌 이 놈의 회사…!

특히 회사가 그 지역 사회에 얼마나 긍정적인 가치를 제공하고자 노력하는지 많이 고려한다는 게 특이점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자신이 하는 일이 이 사회에 얼마나 가치를 제공하는지, 즉 내가 이 일을 왜 하는지 끊임 없이 묻고 확인하는 현상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오히려 이제는 회사에 큰 기대 안하고 긱 이코노미 같은 대안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흐름도 나타나는 게 아닐까.

긱 이코노미에도 장단점이 있으나
어쨌든 이를 대안으로 고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3. 기술이 낳은 세대, 기술을 끊어낼 수 없어서 기술이 밉다고 말한다.

이들은 기술 없이 살 수 없는 세대다. 밀레니얼세대는 그나마 급격한 기술의 발전을 경험하면서 오히려 레트로니 뉴트로니 하며 아날로그와 복고를 멋으로 향유하기도 하지만, Z세대는 그냥 이들의 삶 자체가 곧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들도 기술의 부정적인 영향력을 인식하고 있다는 게 좀 신기하다. 이를 테면 이들은 온라인 상에서의 안전에 대해 회의적이다.

이들은 온라인 사기, 개인정보 침해나 유출에 대해 걱정한다.

아마 기술에 충분히 밝은 만큼 그 생태계를 잘 알고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게다가 온라인에 자신의 정보가 상당히 올라가 있고, 온라인으로 많은 것들을 해결하고 있어서 그만큼 의존도가 높으니 당연히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거다.

이들은 소셜 미디어에 대해서도 복잡한 의견을 표한다.

흔히 소셜 미디어는 기성세대가 멀리한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를 테면 퍼거슨 감독이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다”라는 말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밀레니얼세대나 Z세대도 소셜 미디어를 끊으면 자기 삶이 더 좋아질 거라고 응답했다고 한다니…

자신이 점심으로 뭘 먹는지 인스타에 올리고, 틴더로 데이트 상대를 만나고, 친구들의 안부를 페이스북으로 확인하는 이들이 이런 견해를 표한 게 신기하긴 하다. 어쩌면 소셜 미디어를 끊을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응답이 아무렇지도 않게 나온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마치 담배를 끊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는 흡연자들처럼….


어쨌든 요약은 여기까지다.

딜로이트에서는 이들을 이해하고 그래서 자신이 혹은 조직이 나아갈 방향을 잡아보라는 의미로 계속 이런 조사를 해서 보고서를 내는 거겠지.

어떻게 보면 얼추 알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어쨌든 읽고 나면 “진짜 그렇구나” 확인하거나 “이 정도였어?” 실감하는 계기가 되긴 한다.

내년에 나오면 또 살펴보고 비교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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