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 PC 구매 후기 & 초보자 견적 가이드 (1) CPU, 그래픽카드, 메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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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오래된 컴퓨터를 쓰고 있었는데 정말 답답해죽는 줄 알았다. 얘도 힘들었겠지.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인텔 CPU i9-9900을 지인 통해 매우 저렴한 가격에 얻게 되어서, 이 기회에 다른 부품도 싹 알아보고 용산 가서 직접 맞추게 됐다. 요즘 같은 시대에 삼성이나 엘지에서 나온 완제품 PC를 구매하는 건 정말 호구짓이기도 하고.

원래 CPU 빼고 나머지 부품들만 인터넷으로 조립 주문을 한 다음에 CPU만 내가 직접 조립할까 생각했다가, 오랜만에 용산 전자상가 구경도 할 겸 나들이 차원에서 직접 CPU를 들고 가서 75만원(CPU를 제외한 나머지 부품 가격)에 맞춰왔다.

이번 기회에 컴퓨터 부품에 대한 정보들을 찾아보면서 공부도 좀 하게 되었는데, 이런저런 정보글이나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 다들 중구난방이고, 어떤 건 또 불필요하게 깊이 들어가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볼 수준의 정보는 아닌 거 같더라.

그래서 철저히 내 경험을 기준으로 난 어떻게 견적을 짜서 PC를 구매했는지, 이 때 각 부품이 하는 역할을 최대한 쉽게 덧붙이고, 그래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조립 PC를 어디서 어떻게 구매하는 게 좋을지 남기기로 했다. (아, 그리고 애초에 부품이 정해져 구성된 조립 PC 완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본 포스팅의 고려 대상이 아니니 언급하지 않는다.)

  1. PC 사용 목적과 예산
  2. CPU & 쿨러
  3. 그래픽카드(GPU)
  4. 메모리
  5. SSD
  6. 메인보드
  7. 파워 서플라이
  8. 케이스
  9. 조립 PC 어디서, 어떻게 사야 할까
  10. 결론

(이번 글에서는 1~4까지 다루고, 나머지는 2편, 3편으로 포스팅 예정.)


1. PC 사용 목적과 예산

PC 견적을 맞추려면 사실 가장 중요한 게 PC 사용 목적일 거다. 난 원래 집에서 컴퓨터를 잘 안 하고, 주로 넷플릭스나 유튜브 보는 수준으로 살았는데, 코로나 때문에 재택 근무도 늘어나고 최신 PC 게임도 즐기게 되어서 어느정도 수준의 사양을 원했다. 게다가 CPU가 i9인데 다른 부품도 수준을 맞춰줘야 하니까^^.

사실 고사양 게임을 즐기려면 그래픽카드에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하는 게 맞긴 한데, 난 하드코어 게이머가 아니기도 하고, 144hz 이상의 주사율 높은 모니터를 쓰지도 않아서 적당히 적당히 쓸 수 있을 정도로, 사무용 작업과 간단한 데이터 분석을 수행하는 데 무리가 없으면서, 향후 5년 간 나오는 최신 게임을 (그래픽 옵션 적당히 타협하면서) 플레이 할 수 있을 정도로 예상하고 견적을 짰다.

CPU가 있었기 때문에 나머지 부품들은 70만원 미만으로 예산을 잡았다.


2. CPU

CPU는 보통 코어와 쓰레드의 개수, 오버클럭을 지원하는지, 그리고 캐시 메모리는 어느정도인지 사양을 확인하면 성능을 가늠할 수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이런 거다.

  • 코어(Cores) : 내가 부려먹을 일꾼의 숫자
  • 쓰레드(Threads) : 일꾼들의 손 개수
  • 오버클럭(Overclock) : 일꾼이 힘들더라도 더 무리해서 일을 시킬 수 있는지
  • 캐시 메모리(Cache Memory) : 일꾼이 짊어지는 백팩 용량

인텔 CPU의 경우에는 제품명만으로도 어느정도 성능을 예측할 수가 있다. 예를 들면, 제품명 앞에 i3, i5 이런 식으로 숫자가 붙는데 그냥 i3는 일꾼 약 3마리, i5는 일꾼 약 5마리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편하다.

실제로 i3, i5 이런 숫자보다는 CPU 코어 개수가 실제 일꾼의 수와 같다고 보는 게 맞다. 어느정도는 비례하니까 설명을 위해 일단 넘어가자.

그래서 i7-10900k 이라면 10년도생의 젊고 팔팔한 일꾼이 7마리가 있는데 각자 손이 900개씩 있는 거다. 게다가 (끝에 k라고 붙어 있으면 오버클럭을 지원하는 제품) 좀 무리해서 시키더라도 그거까지 꾸역꾸역 해낸다. 그래서 일을 빨리빨리 잘 한다. 만약 i3-3300이라면 93년도생(늙은) 일꾼이 3마리 있는데, 각자 손이 300개씩 있는 거다. 당연히 훨씬 느릴 거다.

내 CPU는 애초에 i9-9900 (non-k) 제품으로 정해져있었다.

사람들은 i9-9900k 제품을 더 많이 찾는 것 같긴 한데 내가 굳이 오버클럭을 쓸 이유가 없어서 딱히 불만은 없다. 사실 i9 자체가 나에게 좀 과분하기도 하고.

그리고 CPU는 꼭 인텔 제품이 아니어도 된다. 요즘엔 AMD 제품들이 가성비 좋게 잘 나와서 AMD 찾는 사람도 많더라.

CPU 쿨러

모든 CPU에는 쿨러를 달게 되어있다. 발열이 심하니까 어떤 식으로든 식혀줘야 한다. 그리고 이 쿨러의 세계도 끝이 없다. 공랭식이니 수냉식이니 하면서, 팬을 돌리지 않고 물을 통해 열을 식히는 방식도 있으니까.

인텔 CPU 제품에는 기본 쿨러가 포함되어 있긴 한데, “인텔 CPU 기본 쿨러(일명 초코파이 쿨러)는 성능이 정말 안 좋다”는 평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인텔에서 그렇게 허투로 만들까?’ 하는 생각이긴 한데, 어쨌든 고사양 PC는 사제 쿨러를 따로 설치하는 게 일반적인 선택이긴 한 것 같더라.

난 오버클럭도 안 돌릴 거라 별 걱정은 안 했지만, 그래도 기왕 새로 맞추는 김에 쿨러도 저렴한 걸로 골라봤다. 유튜브에서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결국 고른 건 가성비 좋은 국민 쿨러라고 불리는 GAMMAXX 400 V2 였는데, 막상 용산 가니까 제품이 없더라. 어차피 저렴한 가격대에서는 별 차이가 없으니 비슷한 수준에서 JONSOB CR-1000 (구매시 가격 26,500원)으로 골랐다.

직접 써본 결과 팬 소음 없이 조용하고, 발열 문제 걱정 없다. 만족.


3. 그래픽카드(GPU)

사실 그래픽카드(GPU)는 무조건 게임 목적으로 (아니면 디자인, 영상 등 특수 작업용으로) 목적을 두고 고르는 게 맞다.

왜냐하면 (CPU가 복잡하고 어려운 계산을 잘하는 반면) GPU는 단순한 연산을 병렬적으로 빠르게 처리하기 때문에 우리가 보는 화면에 픽셀 단위로 점을 찍어주는 작업만 잘 수행하기 때문이다.

이 영상을 보면 직관적으로 이해가 갈 거다.

물론 이러한 GPU의 강점 때문에 비트코인을 채굴하거나 머신러닝/딥러닝 분야에서 연산을 하는 데에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긴 한다.

아무튼 난 5년 간 최신 게임을 돌리는 걸 목표로 했기 때문에 적당히 괜찮은 그래픽 카드를 찾고 있었다. 이것저것 유튜브로 알아보긴 했는데 이 나무위키 문서가 정리를 잘 해놓아서 그나마 도움이 됐다.

결국 GTX 1660 SUPER (구매시 가격 333,760원)으로 골랐다. 사실 GTX 1650 SUPER가 10만원 정도 저렴해서 이걸로 할까 고민이 되긴 했는데, 기왕 사는 거 좀 더 상위 제품으로 선택했다.

그래픽카드 제조사는 이엠텍, 갤럭시, 조텍 등 다양하게 있는데, A/S 잘 해주는 걸로 평이 좋고 그나마 조금이라도 저렴한 이엠택 제품으로 골랐다.

어차피 다들 엔비디아(nvidia)를 레퍼런스로 삼는 OEM 제품이기 때문에 그게 그거다.

사실 게이밍을 위해 그래픽카드에 제대로 돈을 쓰려면 끝도 없다. 최근에 RTX 3080 같은 최신 그래픽카드 라인업이 출시돼서 세간의 화제이긴 한데, 이런 거 자꾸 들여다보면 타협점이 없어진다. 게임 제대로 하려고 작정하면 나중에 마우스와 키보드, 의자랑 책상까지 싹 다 바꾸면서 통장 거덜나겠지.

내가 구매한 GTX 1660 SUPER으로도 높은 옵션으로 웬만한 최신 게임 잘 돌아간다. 최근에 레드 데드 리뎀션 2, 데스 스트랜딩 모두 쾌적하게 플레이했다. 만족.


4. 메모리

메모리는 램(RAM)이라고 불리우는 것. 당연히 클수록 좋은 거다. 위 CPU 설명할 때 했던 일꾼의 비유를 이어가자면, 일꾼이 사용하는 리어카를 의미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리어카가 크면 거기에 잘 담아놨다가 한 번에 옮길 수 있는 양도 늘어나는 셈이라 전반적인 작업 효율이 좋아진다. PC로 이것저것 많이 켜놓고 동시 다발적으로 작업할 때 작업관리자 켜서 메모리 사용량 확인하면, 내가 어느정도로 사용량이 필요한지 얼추 가늠이 된다.

난 원래 32GB로 맞추려고 하다가, 결국 16GB에서 타협을 봤다. 나중에 필요하면 그때 가서 추가하면 되니까. 아, 그리고 램은 16GB짜리 하나보다 8GB짜리 두 개를 쓰는 게 성능 면에서 효율적이다. 요즘 나오는 메인보드들은 대부분 듀얼채널을 지원하기 때문에 애초에 리어카를 끌고 다닐 차선이 두 개라고 생각하면 된다. 싱글은 차선이 두 개인데 하나만 쓰는 셈. (실제로 고사양 게임들은 듀얼채널vs싱글채널 구성을 비교했을 때 체감상 10~30% 정도의 프레임 차이가 난다고 한다.)

그리고 램은 예전에는 DDR3(2003년 출시)를 썼는데, 이젠 무조건 DDR4(2014년 출시)다. 게다가 이제는 차세대 메모리인 DDR5까지 상용화 예정이라 사실상 몇년 지나면 5가 표준으로 자리 잡긴 할 거다.

램도 제조사가 다양한데, 난 그냥 가장 널리 쓰이는 삼성전자 DDR4-2666 8GB (구매시 가격 44,160원)으로 2개 샀다.

이번에 중고 램 판매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삼성이 아닌 나머지 브랜드들은 중고 가격이 절반 수준이더라. 이것저것 고민하기 싫으면 그냥 삼성 거 사면 된다. 그리고 램은 컴퓨터에서 교체하기 가장 손 쉽게 교체할 수 있는 부품이기 때문에 언제든 중고로 되팔 것을 염두에 두자.


일단 1편은 여기까지. 2편에서 계속.

조립 PC
쉽게 알아보고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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