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서 남녀가 동일한 임금을 받을 수 있을까

이번주에 반가운 기사를 봤다.

“호주 여자축구팀이 마침내 남자팀과 동등한 임금을 받는다.”

그동안 호주에서는 남자축구 국가내표팀이 임금뿐만 아니라 대회 출전에 따른 상금도 여자 팀에 비해 더 높았다고 한다.

그러다 2019년 11월 6일 호주축구연맹(FFA, Football Federation Australia)에서 남녀가 동등한 임금과 수익 배분을 받게 될 거라고 발표했는데, 이렇게 축구 국가대표님 남녀 동일 임금을 지급하는 사례는 호주가 세계 최초라고 한다.


참고로 호주 축구 국가대표팀은 남녀 팀 각각 별명이 있다.

  • 남자 대표님: 사커루스(Socceroos)
    – 호주 대표 동물 캥거루에서 기원
  • 여자 대표님: 마틸다스(Matildas)
    – ‘Waltzing Matilda’라는 호주 민요에서 기원

그냥 기자들이 흔히 부르는 무적함대, 전차군단과 같은 식상한 닉네임이 아니라 아예 나라에서 공식적으로 브랜드화 시킨 것 같다. 남자 축구 대표님 홈페이지 도메인은 아예 사커루스닷컴이다.

아무튼…


여자 월드컵에서 울려퍼진 “Equal Pay”

그러고 보니 올해 프랑스에서 열린 여자 월드컵에서도 동일 임금 문제가 꽤 논란이 되었다. FIFA 회장과 프랑스 대통령이 결승전 직후 축하 행사에 입장할 때 관중들이 일제히 “Equal Pay”를 외쳤기 때문이다.

여자 월드컵 결승전에서 ‘동일임금’ 구호가 울려퍼진 배경은 이렇다

성별 관련 표현 한 글자도 없이 “Equal Pay”라는 딱 두 단어만으로도 충분히 사람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 수 있다.


참고로 이번 여자 월드컵은 미국이 우승했다. 미국은 월드컵이고 올림픽이고 아무튼 우승을 제일 많이한 여자 축구 세계 최강이다. 남자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 나오기도 쉽지 않은 실력이라는 걸 생각하면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다.

그런데 올해 3월에 미국 대표팀 선수 전원이 미국 축구협회를 상대로 젠더 차별 문제를 제기하는 소송을 냈다. 이렇게 잘하는데 열 받을만도 하지.

그리고 이번 월드컵 우승 후에는 기자회견에서 대표팀 주장이 “남녀 월드컵 상금 격차가 너무 크다. FIFA는 여자 운동선수를 남자만큼 존중하지 않는다”는 공식적인 발언까지 했다.

여기서 말한 ‘남녀 월드컵 상금 격차’가 어느정도냐면… 2019년 여자 월드컵 총상금이 3000만 달러(약 354억원), 2018년 남자 월드컵 총상금이 4억 달러(약 4719억원)였다고 한다.

얼핏 계산해봐도 13배 이상 차이


“여성 스포츠가 남성 스포츠보다 인기가 많다면 동일한 돈을 받을 것”

네덜란드 축구 국가 대표 출신이자 감독인 데부어는 올해 이런 말까지 했다.

데부어 폭탄발언 “남녀스포츠 동일임금? 말도 안되는 소리”

말도 안되는 소리…?

물론 남자 종목이 압도적으로 인기가 많은 것도 당연하다. 더 잘하니까. 성별을 떠나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가진 사람들이 경기하는데 얼마나 재밌는가. 당연히 다들 챙겨보지. 그래서 굴러가는 돈 규모가 다르다는 건 너무나 맞는 말이다.

프로 스포츠는 엔터테인먼트의 기능을 하고 있으니 결국 전부 자본의 논리로 굴러가고 있는 게 맞다. 팬들이 경기를 보고, 그러니 이슈가 생기고, 온갖 광고가 붙고 뭐 그 돈으로 또 선수를 사고 팔고, 어린 선수들을 키우고… 이 순환이 일어나려면 역시 돈이 필요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리그에서도 돈 많은 부자가 구단 하나 인수해서 우승시키는 게 가능하다는 걸 다들 지켜보지 않았는가. 허탈해도 이게 현실이다.

그런데 난 프로리그는 그렇다 쳐도 국가대표팀만큼은 나라에서 동일한 보상을 지급하는 구조일 거라고 생각했다. 국가에서 지급하는 임금에서도 차이가 심하다는 걸 이번에 알고 좀 놀랐다. 그리고 FIFA라는 단체도 좀 실망스러웠다. 월드컵이 지구촌 축제라는 둥, 축구로 전세계가 하나가 된다는 둥 그런 메시지를 내세우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상금 차이가 너무 말도 안 되잖아.

난 그저 재밌게 축구를 보고 싶은데,
막상 돈이 끼는 구조를 생각하면
마음이 영 불편해진다.

동일 임금 보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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