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으른들의 PPT는 구릴까 (글꼴에 볼드, 이탤릭, 밑줄을 함부로 넣지 말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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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일을 하다보면 으른들이 만든 PPT 슬라이드를 많이 보게 된다. 다들 나름의 노하우나 관행 혹은 자기 스타일이라는 게 있겠지만 PPT에 들어가는 색깔과 글꼴만큼은 정말 고개를 절레절레 하게 만드는 경우가 태반이다.

색깔 선택의 문제는 나중으로 미루고 오늘은 글꼴에 대한 얘기만 짧게 하려고 한다. 으른들이 PPT 글꼴 다루는 습관을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 의문이 든다.

1. 으른들은 왜 굵은(bold) 글꼴 효과를 좋아할까?

그렇더라. 근데 이거 정말 이유를 모르겠다. 글씨를 더 강조하고 싶은 마음이야 이해하지만 굵게 만든다고 더 잘 보이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본문을 모두 bold체로 작성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 심지어 여기서 더 강조하고 싶은 게 있으면 밑줄을 치거나 기울이기까지 한다. 이런 효과들이 덧붙으면 덧붙을수록 가독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효과를 사용할수록 가독성은 더욱 떨어진다.

이미지로 첨부하긴 했지만, 글꼴을 굵게 만들면 글을 읽는 사람의 눈만 피로해진다. 그리고 PPT에서 밑줄을 치면 특히 한글 받침 부분과 딱 붙어서 글자의 가독성을 해친다.

강조하고 싶으면 PPT 테마나 컨셉에 맞는 강조색을 쓰거나 글꼴의 크기를 키우는 게 좋다. bold는 신중하게,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효과적이다. 모든 본문을 bold 처리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건 재앙이다.

2. 으른들은 왜 굵은 글꼴이 따로 존재하는 데도 불구하고 굳이 굵게(Bold) 효과를 넣을까?

으른들이 만든 PPT를 살펴보면 대부분 하나의 글꼴에서 ‘굵게, 기울임꼴, 밑줄’을 적용하는 정도의 차이만 있다. 왜 볼드 서체가 따로 존재하는데 굳이 하나의 서체로 모든 걸 다 처리하는 걸까?

예를 들면 네이버 나눔고딕만 살펴봐도 Light, Regular, Bold, Extra Bold 이렇게 4개의 세트를 제공하고 있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수준에 따라 글꼴을 선택해서 적용하면 된다.

귀찮은데 그냥 기본 서체(light, regular)를 사용하면서 필요에 따라 볼드 처리를 하면 안 되냐고 질문을 할 수 있다.

(뭐… 안 되는 건 아니지만… 귀찮으면 그렇게 해도 되겠지만…) 엄밀히 말하면 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다. 그것 때문에 글꼴 망치는 경우를 굉장히 많이 볼 수 있으니까. 글꼴에 함부로 굵기 효과를 주거나 너비를 조정하면 글자가 뭉툭해지거나 세로획과 가로획의 비율이 달라지는 등 글꼴이 왜곡된다. 가능하면 같은 글꼴에서 bold, semibold, extrabold를 찾아서 적용해야 한다. 어떤 글꼴은 기울임꼴이나 좁게쓰기용 서체가 따로 제작되기도 한다. (MS 오피스 365버전에서도 Arial 같은 흔하디 흔한 글꼴에서 narrow서체를 추가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PPT를 만드는 사람은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

위에서 으른들이라고 싸잡아서 이야기 했지만, 사실 꼭 으른들의 문제는 아니다. 심미적, 디자인적인 요소에 대한 민감성이나 디테일, 꼼꼼함의 차이일 거다.

어쨌든 이런 영역에 뛰어난 사람들이 있으므로 이런 전문가들의 생각이나 의도, 작업물을 참고하여 적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는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상대방에게 인상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도구이기 때문에 디자인이 정말 중요하다. 그래서 슬라이드를 만들다보면 디자이너가 아닌 사람이라도 반드시 최소한의 디자인을 고민을 하게 된다.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걸 만드는 사람도 본능적으로 아는 거다.

폰트/글꼴 디자인은 타이포그래피(Typography)라고 하는 전문적인 영역이다. 혹시 관심이 있으면 아래와 같은 책을 시작으로 관련 서적을 읽어보자.

최근에는 텀블벅에서 이런 프로젝트가 있어서 나도 후원에 동참했다. 책은 5월 중에 발송될 예정이라는데 이것도 얼른 읽어보고 싶긴 하다.

디자이너 30명에게 물었습니다. 어떤 폰트를 많이 썼나요?

아무튼 PPT 글꼴 선택은 신중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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