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중계, 무조건 한준희 해설을 믿고 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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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월드컵 남자 U-20 월드컵 대표님이 결승에 올랐다. FIFA가 주관하는 국제대회에서 우리나라 대표님이 결승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강인과 같은 스타 선수의 덕도 있겠으나 어쨌든 좋은 성적 때문에 국민들의 관심이 계속 집중되는 모양새다. 당연히 이번 대회 우리나라 경기는 모든 공중파에서 다 생중계를 하고 있다. 공중파뿐만 아니라 아프리카나 유튜브 등에서도 시청자와 소통하는 방송 중계가 널려 있으니 원하는 중계와 함께 경기를 시청할 수 있고 시청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셈이다.

각자 취향에 맞는 채널을 통해 경기를 보고 싶은 게 시청자의 입장이다. 어떤 채널을 보는 게 좋을까? 나는 그때 무조건 해설 위원을 보고 고른다. 요즘 시대에 중계 화질은 거의 차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고 경기를 어떻게 말로 전달하는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무조건 한준희 해설위원이 중계하는 채널을 시청한다.

한준희 위원은 현재 KBS에서 해설을 담당하고 있다. 공영방송의 이미지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KBS가 예전부터 매우 올드하고 구닥다리 인상을 주는 채널인 것은 맞다. 젊은 사람들은 오히려 MBC나 SBS의 세련된 중계, 재밌는 입담을 좋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감스트처럼 요즘 시대의 정서를 건드리는 막장(?) 해설을 좋아할 수도 있다.

그래도 나는 한준희를 믿고 본다. 대체 한준희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해설을 하길래 믿고 볼 수 밖에 없는지 이 기회에 간략히 남겨본다.

대체 한준희가 누구길래

솔직히 말하면 나도 사실 잘 모른다. 내가 아는 건 싸커라인이라는 커뮤니티의 운영자이자 필진(?)으로 활약하며 싸버지라는 별명을 얻었다는 것, 이후 MBC ESPN에서 해설위원으로 데뷔해서 지금까지 계속 충구 중계와 평론 활동을 해오고 있다는 것 정도이다. 아스날 팬이기도 하고. 이제는 해설 이외에도 축구 관련 프로그램에 종종 패널로 출연해서 자신의 견해를 얘기하기도 하고, 장지현 위원과 함께 다음카카오에서 ‘한준희 장지현의 원투펀치‘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정식적인 언론, 방송계 소속의 전형적인 경력으로 방송을 시작한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것은 시청자들이 한준희 위원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준희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

1. 해박한 축구 지식

함께 중계하는 캐스터가 ‘걸어다니는 축구 백과사전‘이라는 별명을 붙일 만큼 축구 역사, 전술, 선수 및 감독, 심판, 각종 언론 소식 등에 대한 정보를 꿰고 있다. 물론 요즘 다른 해설위원이나 심지어 캐스터들, 아프리카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축구 지식이 풍부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래도 아직 한준희 위원만큼 연륜까지 갖춘 사람을 보긴 어렵다. (심지어 경기 중계할 때도 다른 해설위원들은 사전 조사 자료 잔뜩 가지고 올 때 달랑 종이 한 장 들고 온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이건 단순히 지식이나 정보량의 문제가 아니다. 한준희 위원은 1970년생으로 나이가 많은 만큼 실제로 오래된 경기들을 직접 보고 느낀 경험이 풍부하고 그래서 축구 관련 정보를 역사적인 관점에서 생생하게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이건 요즘 젊은 해설위원들이 따라잡기 어려운 포인트다. 책으로 공부해서 ‘그렇다고 하더라~’ 하는 것보다는 직접 보고 느낀 사람이 전달하는 게 당연히 우리 귀에 더 잘 들어오니까.

2. 통찰력 있는 분석

흔히 얘기하는 팩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것과 자신이 어떻게 그 사실들을 조합해서 복잡한 현상의 이유를 설명하거나 미래에 벌어질 일을 예측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다양한 해외 언론매체나 평론가 칼럼, 구단 소식지 등을 통해 사실을 전달하는 건 발 빠른 사람들도 잘 하고 있으나 진정한 전문가의 역량은 자기만의 분석과 예측에서 빛난다.

이번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대한 한준희 위원의 예측 유튜브 영상을 보면 거의 무당 수준이다.

한준희 위원의 분석 능력은 <한준희 장지현의 원투펀치> 에서 특히 빛을 발하니 축구팬이라면 반드시 챙겨보길 바란다.

3. 캐스터와의 방송 호흡

축구 중계는 언어 구사 능력이 뛰어난 캐스터(아나운서)와 축구를 보는 전문적인 관점을 지닌 해설위원이 호흡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이게 전통적이지만 가장 아름다운 조합이다. 한준희 위원은 캐스터와 호흡이 매우 좋은 해설을 하는 편이다. 특히 KBS 같은 채널에서는 SBS스포츠에 비해 조금 올드한(죄송합니다ㅜㅜ) 캐스터가 중계를 맡는 경우가 많다보니 자칫 재미 없는 중계 그림이 나올 수도 있는데, 한준희 위원은 캐스터의 코멘트에 대해 띄워주거나 첨언을 함으로써 중계의 다이나믹을 가져온다.

또 한 가지 특징이 있다면 특히 우리나라 대표팀 중계에서도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저렇게 해야 된다’는 지적보다는 선수 장점이나 특징, 전술을 중심으로 설명하면서 자신의 발언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매우 조심한다는 것이다. 축구 중계는 여러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만큼 책임감 있는 발언을 해야 하는데 한준희 위원은 이 점에 대해서도 매우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4. 가슴을 뜨겁게 하는(?) 리액션

중계는 역시 열정을 전달해줘야 한다. 보는 사람의 감정선을 같이 끌어올려주는 뜨거운 리액션이 필요하단 얘기다. 유튜브 영상 몇개 보면 금방 감이 올 거다. 특유의 갈라지는 고음 샤우팅이 그의 주무기라 할 수 있다.

한준희 레전드 영상 모음

5. 솔직한 인간미

한준희 위원은 눈치를 살피지 않고 자신이 할 말은 하는 스타일이다. 그럴 짬이 되어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그래도 다양한 개인적 인맥과 이해관계자가 얽힌 상황에서도 소신 발언을 한다. 그게 축구와 관계된 의견이든, 아니면 개인적인 감정이든. (단순히 발언의 감정적 수위를 높이는 막말 방송이랑은 전혀 다른 결이다.) 적절한 예를 찾지는 못했으나 중계나 각종 매체에 패널로 등장했을 때 하는 발언 전반에 그 태도가 깔려 있다. 시청자 입장에서 정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축구 중계를 시청할 수 있는 채널은 무한해졌고, 그만큼 다양하고 훌륭한 해설자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나는 아직 한준희 위원의 대안을 찾지 못했다.

한준희 위원님이
앞으로도 오랫동안 중계해주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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