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얼마나 할 것인가 (내가 얼마나 부유한 사람인지 확인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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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우연한 계기로 적은 금액이지만 세이브더칠드런에 기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시작했지만 막상 계속 기부를 하다 보니 내가 정말 잘하고 있는 것인지 이런저런 고민들이 떠올랐다. 여러 고민이 있었지만 나름대로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1. 얼마나 기부할 것인가
  2. 어디에 기부할 것인가 (내가 기부한 돈이 효과적으로 사용되는가)
  3. 내가 기부한다는 사실을 주변에 알릴 것인가

오늘은 일단 첫번째 주제, 얼마나 기부할 것인가에 대한 글을 남겨보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보통 얼마나 기부하고 있을까

내가 얼마나 해야 할지 모르겠을 때 주변을 살피는 게 자연스러운 사람의 마음일 거다. 일단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기부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1) 우리나라에서 기부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기부 여부, ‘11, ‘13, ‘15, ‘17 (통계청, 사회조사)

시간이 지나면서 기부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줄고 있다고 한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을까? 2017년 통계청 사회조사 중 ‘기부하지 않는 이유’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57.3%)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절반 이상은 자신이 우선 먹고 살기 힘들어서 안 한다는 얘기다. 그 다음으로는 ‘기부에 관심이 없어서’(23.2%)라는 응답이 많았다. 기부 자체에 대한 무관심인데, 이도 어쩌면 자신의 생계에 집중하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무관심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아무튼…

2) 다른 사람들은 얼마를 기부하고 있을까

현금 기부 금액, ‘11, ‘13, ‘15, ‘17 (통계청, 사회조사)

소득액과 기부액은 정적인 상관 관계를 보인다. 많이 벌수록 많이 기부하는 현상, 자연스러운 현상이 나타나는 것만은 분명하다. 소득액과 기부액의 비율은 얼핏 봐도 10% 언저리로 보인다. 대충 자신이 버는 금액의 10% 정도를 기부한다는 얘기인데… 왜 10%일까? (교회에서 흔히 얘기하는 ‘십일조’가 갑자기 떠오른다. 싸이언스?)

어쨌든 현상은 확인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10%만큼 기부를 하기 조심스럽거나 확신이 서지 않는 비율일 수도 있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내가 전세계에서 부유한 사람인지, 그리고 내가 버는 금액의 어느 정도를 기부할 때 그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려고 한다.


세계에서 내가 얼마나 부유한 사람인지 확인하는 방법

일단 아래 사이트에 접속해보자.

https://www.givingwhatwecan.org/

아무튼 위 사이트에 접속해서 스크롤을 내려보면 아래와 같이 내가 어느 나라에서 얼마나 벌고 있는지, 가구는 몇명인지 입력한 후 내가 얼마나 부자인지(?) 계산해볼 수 있다.

일단 예시를 위해 우리나라에서 살고 있는 연 소득 3000만원성인 1인 가구로 입력해보자. 그럼 다음과 같은 결과 페이지가 나온다.

대한민국에서 연봉 3000만원을 벌며 혼자 사는 사람은 전세계에서 상위 3.1%의 부유층에 속하며, 전세계 평균 소득의 24배나 벌고 있다고 한다.

결과 화면을 더 살펴보면 그 중 10%를 기부할 때 어떤 효과들이 벌어지는지 소개한다. (여기서 이 기부액 비율 10%는 조정해서 결과를 살펴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소득의 10%를 기부하더라도 여전히 전세계 상위 3.9% 부유층이며, 전세계 평균 소득의 21배를 벌고 있는 셈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기부를 한다면 나타나는 효과를 제시하고 있다.

1년 동안 살균 침대 427개, 혹은 주혈흡충증 치료제 2186개, 혹은 27년의 건강한 삶(?)을 제공하는 것과 맞먹는 효과라고 한다.

어쨌든 이 사이트는 당신이 얼마나 부자인지, 기부를 하더라도 여전히 얼마나 부자인지, 그리고 그 기부액이 얼마나 큰 효과를 낳을 수 있는지 소개함으로써 기부를 이끌어내고 있다. 매우 스마트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기빙 왓 위 캔(Giving What We Can)이라는 단체를 설립한 사람은 영국 옥스퍼드대 철학과 윌리엄 맥어스킬(MacAskill) 교수인데, ‘효율적 이타주의'(Effective Altruism)라는 개념을 강조하고 있다. (관련 기사 : 세계에서 가장 젊은 철학 교수의 냉철한 기부)

효율적 이타주의는 “어떻게 하면 가장 효과적으로, 이 세상을 더 좋은 세상으로 만들어 갈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감정적인 판단보다는 과학적인 근거와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좋은 일을 가장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그것을 찾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개개인의 기부, 시간과 커리어로 이타주의를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

– 피터 싱어 ‘효율적 이타주의자’ 중

‘얼마를 기부하는 것이 좋은가’라는 물음에 정답은 없을 거다. 그래도 ‘기빙 왓 위 캔’은내가 마음 속에 품은 이타주의를 스마트하게 실현하자는 취지를 가지고 구체적인 근거와 단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훌륭한 길잡이가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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