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이펙터 – 리버브 페달 추천 및 리뷰 (Hall of Fame, Fathom, Fl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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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치는 사람이라면 결국 리버브 페달을 쓰게 될 텐데, 난 특히 컴프레서 걸린 클린톤을 좋아해서 리버브 페달에 좀 더 민감했던 것 같다. 아무튼 본 포스팅에서는 내가 직접 사용해본 기타 리버브 이펙터 페달 3개를 차례로 리뷰 해보려 한다.

  1. Hall of Fame 2 (TC Electronic)
  2. Fathom (Walrus Audio)
  3. Flint (Strymon)

위에 제시된 순서대로 사고 팔았다. 아무튼 이 페달들의 간단한 사용기와 함께 장단점을 남겨봐야겠다.


1. Hall of Fame 2

TC일렉트로닉이라는 회사에서는 적당한 가격으로 꽤 괜찮은 페달들을 많이 출시하고 있다. 홀오브페임(명예의 전당…?)은 이 회사의 대표적인 히트작 중 하나다. 버전 1과 2가 있는데 나는 버전 2를 신품으로 아마존에서 직구했다.

장점

일단 이 페달은 굉장히 다양한 리버브 모드를 제공한다. 대부분의 리버브 페달이 제공하는 스프링, 플레이트, 홀 또는 룸 이외에도 교회에서 울리는 소리를 표현한 church 모드, 일종의 코러스 효과가 나는 모듈레이션 모드, 샤~한 우주 소리(?) 같은 걸 낼 수 있는 쉬머 모드 등이 있다. 특히 쉬머(shimmer)는 리버브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게 되면 궁금해서 직접 쳐보지 않을 수가 없다. 나도 사실 쉬머 사운드를 써보고 싶어서 스트라이몬 블루스카이와 고민하다가 크기가 작아서 이걸 선택한 거다.

그리고 ‘톤 프린트’라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서, 유명 아티스트들이 직접 세팅해놓은 프리셋을 받아서 저장해놓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예를 들면 마테우스 아사토(Mateus Asato) 같은 기타리스트는 리버브 잘 쓰기로 유명한데, 이 사람 프리셋도 있다.

프리셋 이름이 AsatoVerb다.

마지막으로 ‘Mash’라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서, 페달의 버튼을 꾹~ 더 세게 누르면 리버브 사운드를 과장해서 오래 지속되도록 한다. 연주는 멈췄지만 길게 여운을 남기고 싶을 때 쭉 눌러주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프리 딜레이를 짧게 혹은 길게 설정할 수 있는 토글이 있는 점도 좋았다.

단점

내 귀가 싸구려여서 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 일단 사운드가 별로 마음에 안 들었다. 이유는 모르겠다. 예를 들면 shimmer 모드를 좀 써보려고 해도 내가 유튜브에서 보고 듣던 그 아름다운 사운드가 아니었다. 합주를 할 때 결국 Hall이나 Church 모드를 많이 사용했는데 그것도 딱히 해상도가 훌륭하고 아름다운 사운드가 아니었다. 톤 노브를 아무리 돌려봐도 해결이 잘 안 됐다.

그리고 톤 프린트 기능이 생각보다 유용하지 않았다. 프리셋 리스트를 보다보면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을 좀 발견하기도 했는데, 정작 다운 받아서 써보면 생각보다 과장된 사운드가 많았다. 정말 특정 곡, 특정 부분에서 잠깐 쓰고 말아야 할 것 같은 그런 느낌. 합주나 공연을 하다 보면 리버브 페달에 많이 신경을 쓰기가 어렵다. 드라이브 계열이나 딜레이 세팅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에 리버브는 연주에 공간감이나 무드를 더해주는 기본적인 세팅을 해놓는 게 훨씬 중요한 것 같다. 아무튼 프리셋을 저장해놓고 그걸 기억해서 꺼내 쓰는 게 꽤나 귀찮고, 정작 연주해보면 맘에 안 드는 프리셋이 많아서 결국 안 쓰게 된다.

마지막으로 Mash 기능도 별로 유용하지 않았다. 리버브 모드에 따라서 어떤 건 볼륨을 키우는데, 또 다른 모드에서는 디케이(리버브의 지속 시간)를 길어지게 하기도 하고… 일관되지 않은 점도 꽤 헷갈린다. 그리고 단순히 누르고 있으면 되는게 아니라 누르는 강도에 따라 반응하기 때문에 너무 세게 누르면 과하게 나오는 경우도 있었고, 소심하게 누르면 제대로 효과가 발휘가 안 됐다. 나름 익스프레션 페달의 아이디어를 차용한 것이겠지만, 그냥 누르고 있으면 디케이 혹은 서스테인만 길어지도록 단순하게 만들었어도 좋았을 것 같은데 오히려 어려워서 아쉬웠다.

아… 그리고 단점이 하나 더 있다. 너무 빨개서 (채도가 너무 높아서?) 안 예뻤다. 디자인이 내 취향이 아니었달까.

결론

Hall of Fame은 리버브 페달에 대해 입문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좋은 페달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사이즈임에도 불구하고 쉬머를 비롯해서 다양한 리버브 모드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런저런 사운드를 직접 경험해보거나 아티스트 프리셋을 사용해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내 취향은 아니었다. 그래서 결국 이 페달은 뮬에 중고로 팔아버렸다. 당시 이 페달의 시세가 꽤 높은 편이었다. 그래서 내가 아마존에서 직접 신품으로 산 가격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팔 수 있었다. 오히려 돈을 남겼다.


2. Fathom

Fathom제품은 적정 가격에 매우 괜찮은 품질의 이펙터를 만드는 이펙터 시장의 신흥 강자(?) Walrus Audio가 2018년도 NAMM(National Association of Music Merchants)이라는 음악 산업 박람회 남쇼에서 소개했다가 그 자리에서 다 품절이 됐다나 뭐라나… 아무튼 꽤 최근에 출시된 제품이고 다들 좋다고 하길래 나도 한 번 사봤다. 중고가와 신품가 차이가 크지 않아서 이것도 신품으로 구매했다.

장점

일단 이전에 쓰던 Hall of Fame보다 사운드가 훨씬 맑고 선명해서 좋았다. 바꾸자마자 ‘이게 리버브구나’ 싶었다. 소리의 해상도가 높다고 해야 하나. 물론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이겠지만 어쨌든 내 맘에 들면 장땡이니까. 특히 H(홀) 리버브 사운드가 정말 정말 좋았다. P(플레이트)도 좋았다.

그리고 서스테인 버튼이 있는데 이게 활용도가 높았다. 계속 누르고 있으면 리버브 사운드가 쭉 이어지는데 연주 후에도 잔향을 남겨 여운을 주고 싶을 때 매우 유용했다.

마지막으로 디자인이 너무 내 취향이었다. 일단 물의 깊이를 측정하는 단위, Fathom이라는 이름도 맘에 들었고 이 이름에 걸맞게 무슨 잠수정 같은 게 싶은 바다 속을 탐사하고 있는데 너무 예뻤다. 실제로 물건을 받아보기 전에는 몰랐는데 색깔도 단순한 파란색이 아니라 약간 초록 빛이 도는 파랑이었다. 역시 예쁜 게 짱이다.

단점

패덤은 총 4개의 리버브 모드를 제공한다. H(hall), P(plate), L(lofi), S(sonar). 이 중 나는 거의 hall 모드만 주로 사용했다. 뭐 가끔은 plate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 말은 결국 lofi와 sonar모드가 별로 쓸모가 없었다는 뜻이다. 일단 lofi는 리버브에서 낼 성격의 사운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녹음 시에 의외로 쓸모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것도 어쩌면 믹싱 소프트웨어 단계에서 처리할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합주나 공연할 때 앰프에서 나오는 사운드가 로우파이일 필요는 없었다. 따뜻한 느낌을 주고 싶다면 오히려 딜레이, 모듈레이션 단계에서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내면 될 일이다. 그리고 sonar모드는 일종의 옥타브 효과인데 생각보다 어색했다. 차라리 페달 앞 쪽에 옥타브 페달 같은 게 있어서 애초에 확실한 옥타브 음이 전달되어서 그게 리버브 효과를 먹으면 좋을 텐데 리버브가 옥타브로 울리는 게 좀 이상했달까… 아무튼 안 쓰게 됐다.

그리고 대부분의 페달들이 tone 노브라고 부르는 것을 이 제품은 dampen이라고 달아놓았는데, 이 방향이 일반적인 방향과는 반대로 되어 있다. 시계 방향으로 돌릴 수록 원래 고음역대가 많아져서 톤이 밝아지고, 반대로 돌릴 수록 어두워지는 게 일반적인데 이 페달은 시계 방향으로 돌릴수록 톤이 어두워진다. 이게 은근히 헷갈리고 신경 쓰였다. 난 무척이나 게으른 사람이고, 안 그래도 신경 쓸 거 많아 죽겄는데 이런 거까지 일일이 기억하고 신경써야 된다는 게 귀찮았다.

모듈레이션 스위치가 있어서 리버브 사운드에 일종의 코러스 효과 같은 걸 섞어 줄 수 있는데 이게 생각보다 과장된 느낌이었다. 난 리버브 볼륨을 꽤 키워놓고 쓰는 편이었는데, 모듈레이션을 MID나 HI로 놓으면 리버븨 음의 피치가 불안하게 들리는 게 꽤 거슬렸다. 그래서 거의 항상 LO로 내려놓고 썼다. 모듈레이션이 필요하면 공간계 앞단에서 애초에 모듈레이션 페달들을 활용하면 되지 않나…

결론

Fathom은 사람들이 가장 널리 쓰는 홀 리버브 사운드가 매우 훌륭하다. Hall of Fame처럼 잡스러운 기능 빼고 정말 기본에 충실하고 해상도 좋은 리버브, 여기에 서스테인 기능까지 사용하고 싶다면 정말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3. Flint

Flint는 공간계 페달 끝판왕들을 제조하는 Strymon의 제품이다. 참고로 이 회사에서 출시한 Mobius(모듈레이션), Timeline(딜레이), BigSky(리버브) 이렇게 3개 제품은 지금까지도 공간계 3대장으로 불린다.

플린트는 위에 리뷰한 페달들과 달리 트레몰로+리버브, 2-in-1 페달이다.

장점

일단 사운드가 좋다. 리버브로는 스프링(’60s), 플레이트(’70s) , 홀(’80s) 3개 모드를 제공하는데 나는 깔끔하게 치고 싶을 땐 플레이트, 공간감이 필요할 땐 홀을 쓴다. 기존에 쓰던 Fathom이 선명하고 똑똑한 느낌이라면 Flint는 좀 더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확실히 성격이 좀 다른데 뭐가 낫다고 설명하긴 어렵다. 어쨌든 Flint도 좋다.

그리고 이건 트레몰로+리버브 페달이기 때문에 트레몰로도 쓸 수 있다는 게 정말 큰 장점이다. 개인적으로 코러스 같은 모듈레이션을 별로 안 좋아해서 그나마 살짝 양념을 치고 싶을 때 별도의 트레몰로 페달을 썼는데 이제 그냥 이걸로 바로 해결할 수 있다. 덕분에 페달보드 무게를 줄였다.

Flint에는 총 3개의 트레몰로 모드가 있는데, 그 중 하모닉 트레몰로 사운드는 정말 훌륭하다. 일반적인 트레몰로는 볼륨만 키웠다 줄였다 하면서 울렁울렁 거리게 하는데, 하모닉 트레몰로는 볼륨을 울렁거리는 게 아니라 하이패스/로우패스 필터를 교차로 적용해서 LFO를 울렁거려 유니바이브 같은 효과가 난다. 개인적으로 이 하모닉 트레몰로를 너무 좋아해서 Walrus Audio에서 나온 Monument라는 트레몰로 페달을 쓰고 있었다. (사실 이 제품은 Flint 사고나서 바로 팔았지만… 탭 탬포도 되고 볼륨 노브까지 있어서 부스터로도 사용할 수 있는 훌륭한 제품이었다.)

walrus audio monument v2

그리고 리버브와 트레몰로를 같이 쓰면 둘 중 무엇을 먼저 배치할 것인지 시그널 체인이 중요할 수도 있다. 매뉴얼을 찾아 읽어보니 기본 값은 트레몰로→리버브이지만, 순서를 바꿀 수도 있다.

매뉴얼에는 스트라이몬에서 권장하는 샘플 세팅 값도 이렇게 잘 나와있었다.

단점

pre-delay(프리딜레이) 세팅이 불가능하다는 게 단점이라 할 수 있겠다. 아주 크고 싶은 공간감을 주고 싶을 때는 원음보다 리버브 사운드가 좀 더 뒤에 따라오도록 프리딜레이 시간차를 길게 하기도 한다. 위에서 리뷰한 2개 제품은 토글 스위치나 노브를 통해 프리딜레이 설정이 가능한데, Flint에서는 그걸 설정할 수가 없다는 단점이 있다. 직접 테스트를 해보니 스프링<플레이트<홀 순으로 프리딜레이가 길어지는 걸 알 수 있었다. 공간감이 갈수록 더 커진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리고 위에서 리뷰한 2개 제품보다 일단 부피가 조금 크다는 것…? 세로 길이는 비슷한데, 가로로 좀 더 넓어서 배치가 어려울 수 있다. 그래도 트레몰로가 같이 있어서 이걸 단점이라고 하긴 좀 그렇고…

다양한 모드, 실험적인 리버브 사운드를 제공하지 않는 것도 단점이라고 볼 수 있겠다. 스프링/플레이트/홀 이렇게 세 개가 끝이라. 기본에 충실한 느낌이다. 사실 이걸로도 너무나 충분하지만.

결론

Flint는 복잡한 옵션 없이도 매우 훌륭한 리버브 사운드를 내준다. 다양한 리버브 모드가 필요 없고 기본적인 사운드에 충실하고 싶다면, 게다가 트레몰로도 사용하고 싶다면, 특히 하모닉 트레몰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제품이다.


마지막으로 위 3개 제품 외에도 내가 구매를 고려했던 리버브 페달들… 그리고 왜 안 산 이유를 남겨본다.

구매를 고민했던 다른 페달들

BigSky

사실 리버브 제대로 쓰는 사람들은 일단 무조건 페달보드에 스트라이몬에서 나온 BigSky(빅스카이)를 올려 놓는 것 같다. 이건 정말 다양한 모드를 제공하고 있고 뱅크에 여러 프리셋을 미리 저장해놓았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지만, 세부 파라미터를 죄다 조작할 수 있도록 해놓아서 오히려 불편하다. 덩치도 너무 크다. 페달보드 들고 다니는 사람들은 알 거다. 난 정말 작은 거 들고 다니는 데도 어깨가 빠질 거 같다. 아무튼 난 너무 커서 배제했다. 너무 비싼 것도 흠이다.

BlueSky

이 빅스카이의 흉내라도 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BlueSky(블루스카이)라는 조그만 보급형 제품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이건 일단 쉬머 모드를 사용할 수 있고, 톤을 하이/로우 따로 조절할 수 있는 점이 좋다. 그런데 덩치가 작다고는 하지만 Flint랑 같은 크기이고, 쉬머 사운드도 별 메리트가 없다고 생각해서 난 배제했다. 쉬머는 딜레이 좋은 거 써서 해결하자. 리버브에서 굳이… 연주할 곡이 바뀌면 리버브 모드도 바꿔야 되는데 이게 오히려 복잡해진다. 리버브는 최소한으로 건드리는 게 좋다.

RV-500

Boss에서 나온 리버브 페달이다. 나름 스트라이몬이 꽉 잡고 있는 공간계 시장에서 경쟁을 하겠다고 나온 제품 같은데 (딜레이 페달인 DD-500도 스트라이몬 Timeline을 겨냥한 제품 같고…) BigSky와 같은 이유로 배제했다.

그 외…

Meris Mercury 7, Source Audio Ventris 등도 나름 눈여겨 보긴 했다. 이 제품들은 사이즈는 Flint와 똑같아 보이는데 트레몰로처럼 정말 내가 꼭 필요한 기능이 붙은 것도 아니거니와 (조작법이 복잡해보였다.) 디자인이 별로 안 예쁘기도 하고… 아무튼 나에게는 가성비가 안 나오는 것 같아서 배제했다. 그리고 난 제품 구매할 때 항상 언제든 중고로 되팔 수 있으며 그 때 가격 방어가 되는 유명한 페달들을 선호하는 편이다. 남들이 많이 사용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쓰다 보니 포스팅이 길어졌다. 아무튼 리버브 페달 리뷰는 여기까지.

이펙터 구경할 시간에

기타 연습이나 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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