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이펙터 구매 팁 (지금의 페달보드를 짜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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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결국엔 페달보드를 짜게 된다.”

사실 예전에는 이 말을 무시했다.

요즘 같은 시대에 괜찮은 멀티 이펙터 하나 들고 다니면 되는데 무겁게 꾹꾹이 이펙터를 다 들고 다니는 게 이해가 안 갔다.

멀티는 소리가 디지털스럽다는 둥, 차갑다는 둥, 꾹꾹이를 써야 빈티지하고 아날로그적인 따뜻한 소리가 난다는 둥… 이런 말들을 워낙 많이 듣다 보니 오히려 거부감이 들었던 것 같다. 나는 디지털도 따뜻하던데…

그래서 처음엔 멀티이펙터로 시작했다.

BOSS의 GT-1 멀티이펙터를 사서 약 1년 정도 사용한 적이 있다. 사운드에 불만은 전혀 없었던 것 같다. 전문가들이 미리 다 세팅해놓은 프리셋들이 워낙 훌륭하니 공연에서도 매우 유용하게 썼다. 그리고 가벼워서 들고 다니기에도 너무 편했다.

그런데 쓰면 쓸수록 합주할 때 상황에 맞춰서 유연하게 조작하기가 정말 번거로웠다. 곡에 따라 어울리는 톤을 바로 꺼내 쓸 수 있도록 여러가지 프리셋을 미리 세팅해놓는 것도 굉장히 부지런한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사운드가 어쩌구 얘기를 하기 전에 일단 그냥 번거로웠다.

그래서 결국엔 꾹꾹이를 모아 페달보드를 구성하기로 결심했다. 일단 내가 사용하기 편해야 하니까. 처음엔 오버드라이브부터 사고, 이어서 딜레이, 디스토션, 리버브, 코러스, 컴프레서 순으로 구매해서 (물론 중간에 이것저것 사고 파는 긴 여정이 있었다.) 지금의 페달보드에 정착하게 됐다.

지금 쓰고 있는 페달보드는 기타와 동시에 들고 다닐 수 있는 작은 크기이면서도 원하는 소리를 낼 수 있는 최적화된 상태인 것 같아서 당분간은 이 상태로 쓸 것 같다. 제발.

내가 기타 이펙터 고르는 방법

뮬(mule)이라는 오래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악기 관련 정보뿐만 아니라 각종 음악 관련 정보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중고 장터도 많이 활성화 되어 있다.

물론 나도 뮬(mule)을 기웃거리면서 이런저런 도움을 얻긴 했으나 어느 순간부터 ‘요즘 같은 시대에 정보가 여기저기 얼마나 많은데 굳이 뮬 한 곳에 의존할 이유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요즘 이펙터를 구매할 때 고려하는 것들, 구매 팁(?)을 간단히 적어 본다.

1. 가까운 지인에게 물어보기 / 빌려서 사용해보기

가장 원시적인 방법이지만 이것만큼 확실한 방법도 없다. 꼬치꼬치 캐묻고, 기회가 되면 무조건 빌려서 사용해보자. 이펙터는 일단 써봐야 안다.

2. 구글에 영어로 검색하기

구글링은 너무나 일반적인 방법인데 사람들이 의외로 잘 안 하는 것 같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무조건 영어로 검색하는 거다. 검색 결과의 양과 질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내가 오버드라이브 페달을 사고 싶다고 해보자. 그럼 나는 일단 구글에 best overdrive pedals이라고 친다.

검색 결과 하나씩 눌러보면 전문가들이 얼마나 꼼꼼하게 리뷰를 해놨는지 알 수 있을 거다. 사운드 특징, 가격, 장단점, 활용성 등 비교해서 순위를 매겨주기도 한다.

3. 유튜브에서 리뷰 영상 찾아보기

바야흐로 유튜브 시대다. 무조건 유튜브에서 소리를 들어봐야 한다. 이펙터 모델명을 치면 그걸 활용해서 연주하는 리뷰 영상이 많다. 다른 이펙터와 비교하고 싶다면 A vs B 식으로 검색해보자.

참고로 우리나라 컨텐츠로는 버즈비에서 진행하는 이펙터 타임즈가 있는데 진행하시는 분들도 꼼꼼한 편이고 영상도 꾸준히 올라온다.

4. 제조사 웹사이트에서 매뉴얼 찾아 읽어보기

요즘 웬만한 이펙터 제조사 웹사이트에는 제품별로 매뉴얼이 다 올라와 있다. 구매를 고려하는 제품이라면 반드시 읽어보자. 단순히 지인에게 듣거나 인터넷에서 얼핏 보고 들었던 내용들을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고, 실제 사이즈나 전압/전류량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간혹 정작 사놓고 보드에 못 올리거나, 파워 계산을 잘 못해서 낭패보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5. 뮬에서 중고 거래 현황과 시세 확인하기

사람의 마음은 갈대와 같아서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다. 이펙터를 살 때는 언제든 다시 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뮬에서 잘 거래되는 제품인지, 중고가는 얼마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그 모델이 거래가 잘 안된다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찾지 않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내가 사고 싶은 것과 유행하는 것 사이에서 밸런스를 잡는 게 중요하다.

6. 해외 직구(아마존, 이베이 등) 알아보기

국내에는 스쿨뮤직, 버즈비 등 믿을 수 있는 많은 음악 장비 수입 업체들이 있지만 유통 과정에서 아무래도 가격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Amazon이나 eBay에 구매하고 싶은 물건을 쳐보면 의외로 싸게 살 수 있는 모델들이 있다. 참고로 나는 Amazon에서 신품을 16만원에 사서 쓰다가 뮬 중고장터에서 18만원으로 판매한 이펙터도 있다. 2만원 개이득!

해외직구에 대해 파손, 배송기간, 환불 등에 대한 막연한 걱정이 앞설 수는 있으나 일단 가격 차가 나면 겁먹지 말고 시도해보자. 배송료가 무료거나 매우 싼 경우도 있고 의외로 금방 온다. (제일 싼 배송으로 신청해도 2주 정도 걸린다.)

결론: 양질의 정보를 탐색하자.

다양한 채널을 통해 양질의 정보가 쏟아지고 있다. 본인에게 익숙한 곳(고인 물)에 머물지 않고 정보의 바다로 나가면 본인이 원하는 이펙터를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다.

자, 그럼 이제
또 다시 새로운 이펙터를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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