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에서 일렉기타를 녹음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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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기타와 달리 일렉기타를 치려면 어쨌든 앰프가 필요하다. 집에서 앰프 없이 일렉기타를 칠 순 없을까?

물론 처음엔 다들 집에 연습용 똘똘이 앰프를 들여와서 시작하게 된다. 그러다 본인 앰프 사운드가 성에 안 차게 되면서 슬슬 다른 앰프들에 눈이 간다.

그런데 앰프는 집에 놓기엔 부피만 차지하는 데다가, 정작 제대로 된 앰프 사운드를 들으려면 볼륨을 많이 키워야 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활용도가 떨어진다. (뭐 물론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들으면 되긴 하지만…)

게다가 기타를 치다 보면 녹음을 할 일이 생기기 마련인데, 이 때부터가 문제다. 일렉기타 소리를 제대로 녹음하려면 생각보다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게 정석이다.”라고 할 만한 게 딱히 있을진 모르겠다. 어쨌든 이렇게 네 가지 정도 방법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다.

  1. 앰프에 직접 마이크를 대고 녹음한다.
  2. 앰프 라인 아웃 단자를 통해 직접 녹음한다.
  3. 프리앰프/캐비넷 시뮬레이터를 활용한다.
  4. 소프트웨어(플러그인)을 활용한다.

하나씩 살펴보자.


1. 앰프 직접 마이킹

준비물: 오디오 인터페이스, 앰프, 마이크

가장 원시적이고 확실한 방법이다. 게다가 자신이 가진 이펙터 페달보드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앰프에 연결해 원하는 톤을 만져놓고, 그렇게 앰프에서 나오는 소리를 마이크로 입력 받아서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거쳐 녹음하는 방식.

소음 걱정 없이 앰프 사운드를 충분히 키울 수 있다면 좋겠지만, 방음 처리가 안 되어 있다거나 이웃과 사이 좋게 지내고 싶다면 이 방법은 사용할 수가 없다. 게다가 한 번 녹음을 하더라도 이 동일한 세팅을 나중에 그대로 재현하기가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난 못한다. 집에서 이걸 어떻게 해. 패스.


2. 앰프 라인 아웃으로 뽑기

준비물: 오디오 인터페이스, 앰프

앰프 중에 라인 아웃 단자가 있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개인적으로 연습용 TR 앰프 중 최강자라고 생각하는 VOX Pathfinder 15R만 하더라도 라인 아웃이 따로 있다.

복스 패스파인더 15R 기타 앰프 뒷면

이 외에도 라인 아웃 혹은 다이렉트 아웃으로 바로 녹음이 가능한 레벨로 아웃풋을 제공하는 앰프들이 수도 없이 많다. (참고: 52 Guitar Amps with Line Out and/or Direct Out Connections) 이런 앰프를 쓰면 앞단에 이펙터를 사용할 수도 있고, 거기서 앰프를 거쳐 나오는 사운드를 바로 녹음할 수 있다. 나도 이 방법을 써서 간단하게 데모(?)처럼 녹음을 해본 적이 있는데 생각보다 쉽고 좋았다.

그러나 이 방법은 한 가지 앰프 사운드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한다. 이 앰프 사운드가 마음에 안 들어도 마땅한 대안이 없는데다가, (앰프 마이킹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세팅을 나중에 그대로 재현하는 게 어렵다.

그리고 난 앰프가 집에 있는 게 싫다. 공간만 차지하고. (미니멀리즘 추구함.)

어쨌든 이 방법은 번잡스럽고 별로 장점이 없다. 패스.


3. 앰프/캐비넷 시뮬레이터 활용하기

준비물: 앰프/캐비넷 시뮬레이터

요즘엔 프리 앰프와 캐비넷(스피커) 역할을 해주는 기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흔히 말하는 멀티 이펙터들은 이런 걸 다 지원하고 있으며, 아예 작정하고 출시된 Kemper, Helix, Fractal 등도 다 이런 용도라고 보면 된다.

사운드도 너무 훌륭하다고 하는데 난 써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참고로 공간계 페달로 전 세계를 평정한(?) Strymon에서도 최근에 앰프와 캐비넷 시뮬레이터를 한 데 모아놓은 Iridium이라는 페달을 출시했다.

Fender Deluxe Reverb, Vox AC 30, Marshall Plexi Super Lead 1959 이렇게 세 개의 훌륭한 앰프 사운드를 재현해준다고 한다. 이 페달 하나만 있으면 내가 가지고 있는 다른 이펙터들을 이 앰프에 연결했을 때 나오는 사운드로 바로 녹음할 수 있는 셈이다.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연결할 필요 없이 USB로 바로 컴퓨터와 연결이 가능하고, 심지어 헤드폰 단자로 빼서 모니터도 가능하다.

너무 좋다. 그러나… 그만큼 너무 비싸다. 굳이 이 용도만을 위해 페달을 구매하는 게 과연 합리적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Iridium이라는 페달도 현재 국내에선 50만원이 넘는 가격인데 이걸 제대로 쓰려면 애초에 다른 이펙터 페달들이 충분히 많아야 한다. 그래야 내가 원하는 효과를 얹어서 제대로 된 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예 다른 이펙터들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Kemper나 Helix 같은 것들은 다 백만원이 넘는다고 보면 된다. 너무 비쌀 뿐만 아니라 이런 건 부지런하게 미리 세팅을 잘 해놔야 한다. 게다가 들고 다니기에도 쉽지 않다. 그냥 페달보드 따로 들고 다니면서 아무 앰프에나 푹 꽂고 바로 치는 게 편하지.

아무튼 이 방법은 좋지만 그만큼 너무 비싸다. 지금 내 실력으로 굳이 뭘 이렇게까지 좋은 걸 써… 패스.


4. 소프트웨어(플러그인) 활용하기

준비물: 오디오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플러그인)

요즘엔 워낙 기술이 발달해서 오디오 인터페이스와 소프트웨어(플러그인)만 있으면 매우 훌륭한, 그리고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고 그대로 녹음도 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장점이 가장 많다. 정리해보면 이 정도?

  • 내가 갖고 있지 않은 고가의 이펙터들을 마우스 클릭만으로 바로 가져다가 쓸 수 있다.
  • 전문적인 사운드 엔지니어들이 이미 잘 만져놓은 프리셋을 그대로 가져다가 쓸 수 있다.
  • 가상악기처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DAW에서 녹음된 사운드의 톤을 이리저리 바꾸고 그 설정을 그대로 저장하거나 불러올 수 있어서 작업이 편리하다.
  • 별도의 기기가 필요 없으니 컴퓨터 책상이 깔끔해진다. (가장 중요)

나도 결국 플러그인을 구매하려고 Guitar Rig, Amplitube, Bias FX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의 데모를 다운 받아서 사용해보았다. 그러다가 최근에 Bias FX 2가 반값 세일하길래 (아마도 블랙 프라이데이) Professional 버전을 99달러에 구매했다.

BIAS FX 2 스크린샷

다른 플러그인들에 비해 일단 사용하기에 직관적인 편이다.

플러그인 사용의 단점으로 사운드를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글쎄…? 이제는 전문가들도 다들 이렇게 작업하는 경우가 많고, 그냥 듣기 좋으면 장땡 아닌가. 언제까지 실제 앰프만 고집해야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이 방법이 방구석 기타리스트들에게는 기타를 녹음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일 거다.

다들 그냥 맘 편하게
플러그인 사서 쓰세요.

세일 기간을 노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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