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부/후원을 하게 된 계기 (feat. 연말정산, 청첩장)

  • LIFE

올해 초, 홈택스에서 2017년도 연말정산 자료를 조회하다가 기부금 항목에 금액이 찍혀있는 걸 보고 좀 당황했다. ‘나는 기부를 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뭐지?’ 적은 금액이긴 하지만 괜히 엉뚱한 곳으로 돈이 빠져나간 건 아닐까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기부처의 상호명을 자세히 살펴보니 홀트아동복지회라고 적혀 있었고, 그제야 그게 어떤 항목인지 떠올랐다.

축의금 대신 기부금으로

사실 이 기부금은 작년에 결혼한 친구의 결혼식 축의금이었다.

이 커플은 결혼식 자체를 치르지 않았다. 대신 주변 사람들에게 본인들의 결혼을 축하해달라는 청첩장(?)을 나눠주며 (실제로 식에 초대하는 청첩장은 아니니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함께 식사하고 축하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식을 별도로 안 하니 축의금도 안 받을 거고, 대신 만약 축하의 의미로 축의금을 주고 싶다면 청첩장(?) 아래쪽에 적힌 단체 중 하나를 골라 본인이 하고 싶은 만큼 기부를 해달라고 했다.

어차피 평소에 다른 지인이 결혼할 때도 축의금은 냈으니 이번에는 이 커플이 바라는 대로 기부를 해보기로 했다. 나는 아동, 청소년, 미혼모 등을 후원하는 홀트아동복지회를 선택했고, 적은 금액이지만 5만 원을 후원했다.

일시적인 후원이 아닌 정기 후원으로

그동안 매달 통장을 스치는 내 월급을 보며 이 쥐꼬리로 어떻게 먹고살지…라는 생각을 해왔는데 오히려 좀 부끄러워졌다. 내가 결혼 축의금을 대신해 기부한 5만 원이라는 금액은 직장인으로서 꼬박꼬박 받는 월급에 비하면 훨씬 작은 액수지만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거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면 물질적으로 작든, 크든, 어떤 형태로든 꾸준히 실천하는 게 더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연말정산 자료를 조회한 후로 (그 금액이 기부금 항목으로 찍혀 있는 걸 본 후로)
매달 정기적으로 기부/후원을 하기로 결심했다. 적어도 직장인으로서 정기적인 급여를 받고 생활하는 동안에는 무조건 기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얼마를 기부하는 게 좋을까?

물론 정답은 없을 거다. 기부는 안 해도 그만이다. 기부를 안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을 손가락질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어차피 우리가 해야 하는 최소한의 기부는 나라에서 책정해서 어련히 세금으로 가져가니까(?)

후원단체 고르기

고민 끝에 내가 선택한 후원 단체는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이다.

후원 단체 선택하는 것도 본인의 자유일 거다. 믿음이 가고 본인이 좀 더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에서 좋은 사업을 많이 하는 곳을 찾아서 선택하면 그만이다.

물론 의외로 투명하게 사업운영을 하지 않는 곳도 있다고 한다. 그런 소식을 들으면 정말 화가 난다. 그래서 후원단체의 화려한 홍보자료보다는 실제 사업실적을 확인해야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재정보고서나 감사보고서를 꼼꼼하게 살피면 도움이 된다.


어쨌든 친구의 아름다운 결혼 덕분에 나도 (보잘것없는 금액으로) 정기 후원에 동참하게 되었다. 다음 연말정산 할 때는 기부금 항목이 조회 되어도 놀라지 않을 거다.

어쩌면 너무 늦게 시작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마음이 가는 만큼 자유롭게 기부를 하는 문화가 정착했으면 좋겠다. 꼭 돈이 아니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추천 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