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을 쫓는 아이』를 읽고

한동안 유튜브와 넷플릭스에 빠져 사느라 책을 읽지 않았다. 특히 문학, 소설은.

연말에 시간이 남은 김에 쌓아두었던 책 중 『연을 쫓는 아이』라는 장편소설을 읽었는데, 여운이 남아 간단히 남긴다.

우정, 양심, 속죄, 구원에 관한 드라마

이 책은 소중한 친구가 어려움을 겪을 때 비겁하게 외면한 후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괴로워하는 한 아이의 성장기, 그리고 이후 속죄하기 위한 과정을 담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누구나 떳떳하지 못한 자기 모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양심이 있고, 선한 사람이라면)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기 마련인데, 이 소설은 이러한 이야기를 굉장히 강렬한 드라마로 그려냈다.

500쪽이 넘는 장편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할 틈이 조금도 없었다. 내 경우에는 이틀만에 다 봤다. 인물이나 배경 묘사, 각 인물들의 대사와 편지 등 하나하나 굉장히 몰입감 넘쳤고, 읽다가 종종 가슴이 쓰라린 장면도 너무 많았다.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 한 자전적 소설

이 책의 작가는 할레드 호세이니라는 사람인데,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났으나 미국으로 망명해 캘리포니아에서 의사로 활동하며 자신의 첫 소설인 『연을 쫓는 아이』를 완성했다고 한다.

첫 소설이기 때문인지, 본인이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미국인이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소설은 아프가니스탄이 소련의 침공을 받고, 이후 탈레반의 치하에서 고통 받는 과정을 생생히 묘사하고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도 작가 본인처럼 유년 시절을 아프가니스탄에서 보내고 미국으로 망명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자전적인 색깔이 강한 소설인 만큼 이야기를 더욱 생생하고 감정 이입이 잘 되도록 쓸 수 있었던 게 아닐까.

난 사실 번역 소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좋아하지 않는다기보다는 한국어 사용자(?)가 직접 한국어로 쓴 소설을 더 좋아한다고 얘기하는 게 맞겠다. 그런데 이 소설은 내가 만약 한국 소설만 고집했다면 절대 닿을 수 없는 영역으로 나를 초대했다. 작가의 이야기 솜씨가 훌륭해서 그런 것인지, 번역자의 내공이 탄탄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아프가니스탄이라는 생소한 나라를 배경으로 삼고 있는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으면서 각 장면을 내 머릿속으로 생생하게 그릴 수 있었다. 아프가니스탄의 짧은 현대사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먼 타국에서 일어나는 일 속에서도 인간이면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보편의 정서를 담은 한 편의 훌륭한 영화를 감상한 기분이었다.

책을 다 읽고 찾아보니 실제로 영화로 만들어졌더라.

내가 영화까지 찾아볼지는 모르겠다. 지금 책을 읽고 내 머릿속에 그려낸 이 이야기를 이대로 간직하는 게 오히려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서.

아무튼 한동안 잊지 못할 이야기가 될 것 같다.

“다시 착해질 수 있는 길이 있어.”

나도 그 길이 있다고 믿고, 어디에 있는지 계속 찾아서, 그 길로 살아가야겠지.

개인적으로 별점 5개 만점줘도 아깝지 않을 소설.

연을 쫓는 아이
(The Kite Runn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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