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는 왜 맹구가 됐을까 (해외축구 팬들이 맨유를 비웃는 심리, 샤덴프로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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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경기가 있는 날이면 네이버 해외축구에서 기사를 읽고 댓글들을 살펴볼 때가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맹구’라고 조롱을 받고 있었다.

물론 맨시티는 짭시티, 리버풀은 리빅아 혹은 콥등이, 아스날은 개집, 첼시는 첼강딱 등 각 팀들을 조롱하는 표현이 다 있긴 하지만, 특히 맨유에 대한 조롱이 압도적이다.

안 그래도 이번 시즌 맨유는 더욱 고통 받고 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하고, 프리미어리그에서도 6위를 겨우 유지하고 있다.

맨유는 원래 쉽게 비웃을 수 있는 팀이 아니었는데…

우리나라 해외축구의 붐이 커진 건 아마 박지성 선수 때문일 거다. 그리고 박지성 선수가 맨유에서 뛰던 시절에는 맨유가 이렇게 조롱 받는 팀이 아니었다. 그 전, 그러니까 퍼거슨의 아이들이 전성기를 누릴 때는 정말 더 대단한 팀, 세계 최고의 팀으로 칭송 받던 시절도 있었지만, 박지성 선수가 뛰던 그 시절만 하더라도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우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하고, 어쨌든 사실상 매년 우승 후보로 꼽히는 강팀이었다.

그렇다면 지금 맨유를 비웃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맨유의 추락을 가장 반기는 사람들이 누굴까?

맨유의 추락이 반가운 라이벌 팀들

맨유가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팀이었을 때에도 사실 그 자리를 위협하던 팀들은 많았다. 일단 첼시, 아스날, 리버풀과 함께 맨유가 빅4로 묶이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다가 맨시티가 돈으로 좋은 선수와 감독을 사서 우승도 하면서 지금은 정말 엄청난 팀이 되어 버렸고, 심지어 요즘엔 토트넘이 맨유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면서 이제는 빅6로 묶는 게 일반적이다.

어쨌든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을 하는 팀들이 그만큼 많고, 이 팀들은 모두 맨유를 일종의 경쟁자로 보고 있는 것이다. 라리가가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3강 체제, 분데스리가는 바이에른 뮌헨, 도르트문트 2강 체제, 심지어 세리에A는 유벤투스의 압도적인 1강 체제인 것에 비하면 프리미어리그는 경쟁이 굉장히 치열하다고 할 수 있다.

아마 지금 맨유가 추락한 것을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은 첼시, 아스날, 리버풀, 토트넘, 그리고 맨체스터시티 팬들일 것이다.

맨유의 고통이 곧 우리의 행복 (샤덴프로이데)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라는 독일어 단어가 있다. ‘타인의 고통으로부터 느끼는 쾌락’을 뜻하는데, ‘쌤통 심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이러한 샤덴프로이데는 특히 스포츠 분야에서 잘 나타난다고 한다. 이와 관련한 기사가 있으니 궁금하다면 읽어보자.

‘타인의 고통이 나의 기쁨’, 그 사악한 쾌락

아무튼 다른 팀이 못할 때 더 기쁜 감정이 드는 건 어쩌면 자연스럽고 일반적인 심리로 볼 수 있다는 거다. 그런데 이 기사를 읽다가 재밌는 차트를 발견했다.

라이벌 의식과 샤덴프로이데 효과

위 차트는 미국과 캐나다의 축구리그인 MLS 팬들을 대상으로 조사하여 2018년에 발표한 <The Genesis of Team Rivalry in the New World: Sparks to Fan Animosity in Major League Soccer> 논문의 연구 결과라고 한다. 다양한 요소들이 라이벌 의식과 샤덴프로이데 효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자세히 보면 샤덴프로이데 효과는 다른 요인보다도 문화 차이와 편파적 대우와 높은 상관을 보인다.

‘편파적 대우’라는 단어를 보니 또 맨유가 떠오른다.

맨유의 편파 판정 논란 (feat. 하워드 웹)

그러고 보니 맨유의 승리, 특히 꾸역승에서는 유난히 편파 판정에 대한 논란이 많았던 것 같다.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다.)

그리고 맨유의 편파 판정하면 빠질 수 없는 게 하워드 웹 주심이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하워드 웹은 EPL에서 잔뼈가 굵은 주심이었고, 심지어 2010년 남아공월드컵 결승전의 주심을 맡기도 한, 정말 실력 있는 심판이다. 그러나 이렇게 실력있는 심판임에도 계속 맨유 편파 판정 논란에 휘말리곤 했다.

심지어 전 리버풀 선수 라이언 바벨이 자신의 SNS에다가 맨유 유니폼을 입은 하워드 웹 합성 사진을 올리며 조롱한 적도 있다.

샤덴프로이데 효과가 맨유에게도 적용되는 게 아닐까? 맨유에 유리했던 편파 판정들이 결국 맹구 조롱에 한몫한 걸까?


아무튼 맨유는 현재 맹구가 되었다. 올시즌 챔피언스리그는 탈락했고, 리그 성적은 개판이다.(오히려 작년에 무리뉴 감독이 이 스쿼드로 리그 2위를 했다는 게 놀라울 정도다.) 이번 시즌은 반등의 기회도 딱히 없어 보이는데 아마 6위로 마감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다음 시즌에는 잘할까? 지켜봐야지.

계속 못했으면 좋겠다. 난 첼시 팬이라……

유튜브에 이런 영상도 있으니 재미로 한 번 보시길…!

맨유 영국 현지팬들 ‘맹구’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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